나는 비난 받고 싶지 않다.

한탄조로 글 쓰기 시작한 이상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최근 10 시 30 분부터 11 시 45 분 정도까지 사회대 라운지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길지 않고 타 단과 대학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도 꺼려지고 해서 라운지를 이용하고 있지요. 지금은 총학생회 선거 기간이라 다양한 선본들의 주장이 담겨져 있는 벽보가 라운지 한쪽 벽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운동권이든 비권이든 완결된 주장을 가지고 있는 글을 읽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그런데 선거 기간이 되기 전까지 사회대 라운지 한 켠에는 모 학생 모임의 벽보가 붙어 있었지요. '친미 수구 냉전 세력을 척결하는 ...' 그들의 벽보를 읽다보면 왠지 제가 '친미 수구 냉전 세력'이 된 것 같고, 예전 모 씨가 이야기했던 '보수 꼴통'이 되어가는 느낌도 듭니다. 그들의 벽보를 읽고 있으면 저는 때려죽여도 시원찮을 역적이 되어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최근 모 운동권 선본(위 단체와는 관계 없습니다.)의 주장에 따르면, 최근 복지라는 미명 하에 이른바 운동권 학생들의 목소리가 묻히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의 생각도 학생 구성원의 생각으로서 존중 받아야한다고 합니다. 전 총학생회장 탄핵 이후 불거진 몇몇 사건으로 인해 정말 싫어했고 그 과정을 피해나가는 방법 역시 지리멸렬하여 정말 싫어하는 사람의 주장이었지만 최소한 그 주장만큼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학내에는 냉전 사상을 천명하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친미주의적, 보수주의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이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없다면 제가 그 예가 될 수도 있겠군요.(이것도 커밍 아웃일까요?) 그런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 역시 학내 구성원들의 생각으로서 존중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을 보고 있자니 가슴 한 켠이 답답해지더군요. 그들 역시 '학생 운동'의 의미가 예전과는 달라진 지금은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집단일 텐데 그렇게 타인을 배척해야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친미와 수구와 냉전이 동등한 개념이라는 것은 그냥 웃을 수밖에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아직 세상의 쓴 맛을 제대로 보지 못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학교에서 책을 몇 자 배운 것이 세상의 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굉장히 보수적인 경제 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은 정부의 효용성을 지지하고 시장 실패보다 정부 실패의 악영향이 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 년 간의 군 생활을 미군들과 함께 하고 나니 미국이라는 나라를 좋아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적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친미 수구 냉전 세력인 것일까요?

어떠한 사고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사고를 하는 사람에게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그 사고 방식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은 말이죠. 이전에 썼던 편견, 그리고 그에 대한 편견은 제 생각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아마 제 머리 속을 뜯어보면 대학 교육까지 받은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의 편견이 한 가득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누구도 모릅니다. 제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죠. 가려져 있는 편견으로 인하여 저는 비난 받아야 할까요?

by Juno | 2006/11/14 00:58 | 일상다반사 | 트랙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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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Juno의 Coffee.. at 2008/05/15 01:25

제목 : 세상 돌아가는 꼴 보고 있자니 술 생각이 절로 난다.
매일 할증 택시 타고 귀가하는 정신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오다가 오랜만에 일찍 귀가했다. 그런데 웹 서핑을 하다가 아래 링크의 기사를 읽고 그대로 정신이 혼미해졌다. "미국식품 쓰레기 취급... 북한처럼 굶어죽겠다는 것", 오마이뉴스 -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토로인 이상 해당 기사로 트랙백은 보내지 않았다. - 기사 내 부분 인용은 두 개의 겹 따옴표로 표시했다. 오마이뉴스라는 곳의 성향이 '어르신들'께서 말씀하시는 좌파 성향에 가......more

Commented by joowan at 2006/11/14 08:13
I think so...Cause I'm here -_-;;

I think that they could do something else, if they didn't think that...

In my opinion, they are spending their life for their faith which is useless I think...

Take care and I'll call you soon.
Commented by Juno at 2006/11/14 08:17
joowan// Of course, it'll be my pleasure. By the way your English looks getting better as time goes by :)
Commented by joowan at 2006/11/16 08:02
Thank you ^^;

I wish my English skill will be getting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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